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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SW 유지보수요율 사대주의(事大主義)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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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 유지보수요율 사대주의(事大主義) 만연”


- 윤영석 국회의원 초청,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정보화 예산’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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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기획재정부 심현우 과장, 한국상용SW협회 장태우 상근부회장, 한국상용SW협회 송영선 회장, 윤영석 국회의원, 에이치투오시스템테크놀로지 임종혁 대표, 숭실대학교 박진호 교수, 데이터스트림즈 이건호 전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김준연 실장

[아이티데일리] “글로벌 SW기업들에 대한 유지보수요율은 20% 이상 줘도 문제가 없는데, 국산 SW 유지보수요율은 조금만 올려도 감사대상이 되는 게 현실이다. 예산 당국은 물론 감사원까지도 국산SW의 유지보수요율이 올라가면 마치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다. 이는 국산은 외산보다 못하다는 사대주의적 선입견이 만연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윤영석 국회의원(자유한국당 경남 양산시 갑, 기획재정위원회)은 26일 ‘4차 산업혁명과 우리의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는데, 전문가 패널로 참석한 데이터스트림즈 이건호 전무는 국내 SW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로 국산 SW에 대한 정부 공공기관들의 잘못된 인식을 손꼽아 지적했다.

특히 그는 “오늘과 같은 간담회는 물론 4차 산업혁명시대 등을 운운하며 각종 세미나 및 토론회 등을 개최하고 있지만 한낱 이벤트에 불과할 뿐, 시장 및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제도나 관행은 바뀌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라며, “이러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한 우리나라의 SW산업 발전은 쉽지 않다”고 강하게 토로했다. 이 전무의 이 같은 발표에 패널리스트들은 물론 참석자 대다수도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아무튼 이번 간담회는 SW산업을 담당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이 아닌 예산과 관련된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이 주최를 해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만큼 SW 관련 업계의 가장 큰 현안 가운데 하나인 정보공공기관의 ‘정보화 예산’과 밀접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윤영석 의원은 SW 관련 입법 활동은 많지 않지만 지난 2016년 11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SW품질인증제도를 통한 SW공공기관 우선구매 제도 일부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SW산업 발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윤영석 의원이 간담회를 주최했지만, 주관은 한국상용SW협회(회장 송영선)가, 그리고 한국IT융합연구원(회장 박진호)의 후원으로 개최했다. 간담회 주요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송영선 회장은 “한국상용SW협회는 195개 회원사들로 구성돼 있고, 1만 4천여 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작년 기준으로 약 1조 4천억 원 규모의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그만큼 일자리 창출은 물론 국가 경제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상용SW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해서 국산SW의 가치지수를 정해 관련 기업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고 성장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국산 SW들이 국내를 넘어 해외로 수출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할 때이다”며 인사말을 했다.


소프트웨어는 '비용(cost)'이 아닌 '가치(value)' 

숭실대 박진호 교수는 ‘SW산업 육성을 위한 정보화 예산 개선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는데, SW가치 및 중요성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는데 반해 상용SW 구매예산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과 일본 등의 선진국은 로봇과 AI 중심의 정책수립으로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응하고 있고, 정보화 예산도 크게 늘리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정부 전체예산의 약 1.94%가 ICT 예산(작년 기준)인 반면, 우리나라는 0.9% 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 SW시장규모는 지난 2017년 기준으로 12조 5,485억 원으로 전년대비 4.1% 성장했고, 오는 2021년까지 연평균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규모는 13조 6,527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상용SW는 이 가운데 34.6%인 4조 7,302억 원 가량 될 것이고, 연평균 2.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보화 예산 비중은 지난 2011년부터 1%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이 이슈화된 2016년부터는 오히려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이어 국내 SW생태계 이슈에 대한 설문조사, 즉 SW활성화 저해 요인과 해결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저해요소로는 △ 예산부족(46%, 예산기획 부문) △ 예산부족(37%, 유지관리 부문) △ 예산변경 어려움(23%) △ 최저가 입찰(1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해결책으로는 △ 수발주 사업 제도개선(58%) △ 예산확보 필요(42%) △ 적정예산반영(38%) △ 제도개선(3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는 것.

박 교수는 결론적으로 SW산업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정보화 예산과 관련, 3가지 정책을 바꿔야만 한다고 제언했다. 첫째, 국가 재정운용계획의 정보화 분야 신설을 통해 정확한 국가정보화산업 예산관리가 필요하고, 둘째, SW과업변경에 따른 보정비 항목을 신설해 과업변경 대가를 사업담당자가 지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하며, 셋째, 상용SW의 분리발주 활성화 및 조달청 제3자 단가를 엄격히 적용해야 하고, 상용SW의 유지관리계약 시 유지관리요율을 SW사업대가 가이드라인 기준(15%)으로 예산을 편성해야만 한다고 제안했다.

임종혁 에이치투오시스템테크놀로지 대표이사는 ‘소프트웨어 가치, 품질 그리고 표준’이라는 주제로 SW산업 발전을 위한 의견을 제시했다. 즉 상용SW기업은 생명이 살아가기 어려운 척박한 바위 틈 사이로 뿌리를 깊게 내리고 살아남은 소나무와 같다고 비유했다. 소프트웨어 가치는 창작물인데, 현재의 평가기준인 ‘단가 x 인력(경력) x 시간'으로 평가할 수 없다. 이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면, 미국 하버드 대학교 출신의 인재들이나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40세 정도의 인력도 중급에 불과할 것이다. 레오나르드 다빈치가 그린 세계적인 그림인 모나리자의 가격이 약 40조 원 정도로 평가되는데, 이를 SW 평가기준으로 계산한다면 얼마 안 될 것이다.

다시 말해 SW도 그림처럼 창작물인데, 어떤 특정한 기준을 마련해 평가할 수 없다는 게 임 대표의 의견이다. 한 마디로 소프트웨어는 비용(cost)이 아니고 가치(value)라는 것이다. 따라서 SW는 △ 예외 없는 분리발주를 해야만 하고 △ SW실적 인증제를 도입해야만 하며, △ 회계상의 자산가치를 그대로 인정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따라서 SW기업의 성공열쇠는 ‘품질’에서 나오고, 고객만족 역시 품질에서 시작되고, 품질이 기술력이라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이어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이 가야만 할 길과 관련, “IBM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수십여 년 전부터 자사 기술을 중심으로 표준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주도 한다”며,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SW기업들도 그 기준을 따라 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 소프트웨어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표준화에 관심을 더 기울여야만 하고,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라고 강조했다.


‘구축형SI모델'을 '구독형 서비스 모델로' 바꿔야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산업제도연구실장인 김준연 박사는 ‘공공의 디지털 혁신’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는데, SW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관행인 ‘구축형 SI모델’을 ‘구독형 서비스 모델’로 전환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을 20년여 전부터 주장해 왔고, 이를 적용해야만 할 시기가 왔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김 박사는 “지난 2013년 대기업SI들의 공공시장 참여 제한으로 중견 및 중소기업들이 이 시장에 참여했지만 수익성은 물론 생태계도 더 나아지지 않았다”며, “기존 관행을 그대로 놔둔 채 유지보수요율을 높여 달라거나 정보화 예산을 더 늘려달라는 등의 요구는 잘못된 생태계를 바꿀 수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건설 사업처럼 구축형 모델을 서비스(라이선스) 방식, 즉 사용 중심의 구매 방식으로 바꿔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이어 SW가격구조를 기존 SW사업대가기준을 서비스 수수료와 운영수익 구조로, 수요 및 운영 주체는 정부 위주에서 정부와 민간이 공동 주체로, 그리고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기존 하도급 중심에서 하도급/지분참여/서비스 제공 등으로 바꿔야만 한다고 제안했다. 김 박사는 이 같은 방식으로 바꿔 성공한 사례로 서울시 교통카드시스템 사업과 싱가폴의 관세청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제시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기획재정부 신성장정책과 심현우 과장이 패널들의 의견 발표에 귀 기울이며 일일이 메모까지 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심 과장은 “본인이 맡은 업무는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빅데이터, 인공지능, 수소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이들을 다른 산업과 융복합시켜 시너지를 내는 데 있다”며, “임종혁 대표의 발표처럼 SW 가치를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즉 민간 기업들은 기술혁신에, 정부는 이들 기술들이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갖추는 데 재정지원을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무튼 SW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민과 관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오늘 발표해 주신 의견들을 해당 부서에 충실히 전달하겠다”고도 밝혔다.

간담회 주최자인 윤영석 국회의원은 “SW는 건설 사업과는 다르다. 그런데 예산이 인건비 기준으로 반영시킨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예산 반영에 기획재정부가 선도적으로 바꿔나가면 좋겠다. 그리고 국회의원인 저도 그렇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간담회를 마무리 했다.

한편 윤영석 의원을 비롯해 많은 의원들이 미래 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SW산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주지의 현실이다. 그러나 패널들이 지적했듯, 20여 년이 지나도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게 대다수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즉 어느 누구를 위한 전시 및 이벤트 성의 간담회가 아닌 실질적으로 SW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간담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용석 yskim@itdail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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